청소년들이 흔히 문자 베시지에서 쓰는 은어... '버스카드 충전'을 '버카충'이 라고 하듯, 대부분 준말을 만들어 사용한다.
 어른들은 쏟아지는 신조어에 눈높이 맞춰 소통하려 하지만 제풀에 지쳐 포기하기 일쑤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또래 친구들과 주고받는 이런 은어가 그들 생활의 일부이기에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어른들 말이 간섭으로 느껴진다.
 한편에서는 청소년기에만 사용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니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세대 간의 소통 단절과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것에 우려하는데... SNS 시대에 더욱 심화되는 청소년기의 '신조어' 현상, 어떻게 봐야 할까? 

- 편집부

 
자녀 : 어른들은 우리 나이 때에 친구들끼리만 사용하던 은어가 없었나요?

 친구들과 카톡 같은 거 할때 대화하는 속도로 문자를 주고받으려다 보니 말을 줄여 쓰게 돼요. 제가 문자 하나 보내는 동안 친구는 서너 개를 보내 오면 대화가 되질 않잖아요. 딱히 룰은 없는거 같아요. '광탈'(퀴즈 프로그램에서 빛의 속도록 빨리 탈락한다는 뜻)이라든지 'SC('센 척'의 영어 이니셜)라든지 다양하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만들어 쓰는 거 같아요. 그래도 이런 건 약과예요. 초딩(초등학생)들 말은 우리도 못 알아 들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한마디로 세대 차이 느껴져요! 사실 부모님도 우리 나이 때 어른들이 모르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이젠 TV에서도 '미존'(미친 존재감)이나 '멘붕'(멘탈 붕괴)이란 말을 자막으로 쓸 정도라고요. 그러니 한글의 미래가 걱정된다느니, 고운 말ㅇ르 쓰라느니 하는 말씀은 이제 그만... 국어 선생님도 요즘엔 안 하는 말씀이에요. 가끔 우리말 전문(^^)으로 엄마와 문자 하는 애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요.

 부모 :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통신 언어가 많아지는데도 그냥 놔둬야 하나요?

 아이들이 스마트 폰으로 주고받는 통신 언어, 그들에겐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저에겐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계어일 뿐입니다. 어느날 저녁 모처럼 일찍 들어와 텔레비전에서 '가족의 품격'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깜짝 놀랐네요. 청소년이 사용하는 통신 언어를 얘기하는데 40대 출연진들이 저처럼 애들 말을 하나도 모르더군요. 특히 "게임 도중 아빠가 들이닥쳐서 혼나는 상황"을 '파덜 어택father attack', "황금 같은 주말, 고기 뷔페 가자"를 부모를 비하하는 '황금고부'같은 말로 쓴다는데 꼭 저를 꼬집는 것 같아 쓴웃음이 나왔어요. 저도 그 나이에 또래끼리 사용하던 유행어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자기나 남을 비하하는 부정적인 유행어가 많아지는 건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까요?

Advice : 언어가 '무기'보다 '악기'가 되려면...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SNS 시대의 통신 언어(신조어)에 대해 "언어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거부감이 있더라도 세월이 가면서 정화되므로 별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게속 사용하면 살아남지만, 한때 반짝이다가 대부분 사라지는 게 '유행어'지요. 더욱이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요즘, 청소년들의 신조어 사용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신조어를 모르는 사람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에 한편으로는 소통의 단절을 일으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매년 '신조어 사전'을 발간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 조어는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 대화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방송매체가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인터넷 조어를 자막으로 사용하는 웃지 못할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세대 간의 소통을 방해하는 조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세대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조어가 가져올 우리말의 위기, 그리고 부정적 의미의 어휘가 아이들 심성을 끼칠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이런 조어를 지혜롭게 사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부모세대의 몫입니다.
 신조어의 사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우선 필요하고 올바른 것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수시로 좋은 글을 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명은 '무기'를 '악기'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문정희 시인이 말했듯이 부모가 자녀와 함께 아름다운 시 한편 읽는 시간을 마련하거나, 학교에서 하는 '시 외우기 수업'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국립국어원(www.korean.go.kr)에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통신 언어 사용을 위해 운영하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강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편 방송매체 역시 부정적인 조어의 남발을 자제하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가정, 학교, 사회가 노력할 때 아이들의 부정적인 통신 언어는 순화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