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구분 없다지만, 특히 청소년을 강하게 유혹하는 스마트폰 중독.
이에 대한 예방교육적 대안을 알아본다.
-  편집부 -


스마트폰이 드리운 어두운 풍경들
주부 H씨는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일어난 얼마 전의 사건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아프다. 몇 주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모처럼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던 중 일어난 일이었다. 식탁에서도 스마트폰을 곁에 두고 메시지가 올까 봐 안절부절못하던 아들은 신호음이 올리자마자 시작한 카톡 그룹채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자 참다못한 남편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 통에, 오랜만에 기대했던 가족 간의 오붓한 분위기는 산산조각이 나 버린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인 K양은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 상위권이던 학교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일어난 일이라며 엄마가 스마트폰을 압수하려 하자, K양은 "스마트폰 없이 어떻게 사느냐?"고 불같이 화를 내며 집을 나가 버렸다. 평소 조용하고 온순하던 아이가 스마트폰을 쓸 때면 친구들과 과격한 대화를 하며 크게 웃는 모습이 생소했던 엄마는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아이의 적대적인 반응에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는 '노모포비아'의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가 없을 때 초초해하거나 불안감을 느끼고, 신호음이 없어도 메시지를 수시로 확인하며, 강제로 사용을 제지당행을 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는 증상을 일컫는다. No와 mobile-phone과 공포감을 의미하는 phobia를 합성한 신조어다.

인터넷보다 더한 스마트폰 중독성
 출시 3년여 만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 명에 이르렀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사람 곁을 지키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사람들이 이토록 스마트폰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작은 기기 하나에 PC, 인터넷, 휴대전화의 세 가지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사용자의 평균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평균 중독률 7.7%을 앞질렀다. 그런데 연령대별 스마트폰 중독률을 보면 10대가 11.4%, 20대가 10.4%로 젊은 이들의 중독률이 더욱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더욱 쉽게 빠지고 그 폐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폭력이나 성적인 욕구에 민감한 시기에 이러한 호기심을 간접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게임이나 유해매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위험에 노출되어도 이를 규제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그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편 청소년의 SNS 중독은 종종 '학교 폭력'과 연결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 여고생이 카톡에서 16명의 남학생들로부터 언어 폭력을 당한 후 자살한 사건은 그 한 예이다. 가해 학생 중에는 피해 여학생을 전혀 알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가상 세계인 SNS상에서 단답형 대화를 하다 보면 공감 능력은 떨어지고 충동성이 높아진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모든 중독이 그렇듯이 스마트폰 중독 또한 무조건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예방법은 스마트폰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집에 돌아온 아이와 함께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은 채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취침 시간을 정해 그 시간엔 무슨 일이 있어도 잠자리에 드는 것도 권유할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디지털 중심의 삶에서 배인 부정적인 습관을 차츰 줄여 나가는 것과 함께 긍정적인 목표에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전자사전을 통해 단어를 찾게 하거나, 책을 읽다가 이해 못할 단어나 역사적인 사건이 나올 때 그 단어를 검색해 적는 습관, 가족이 함께 여행할 때 여행지에 대한 검색을 통해 그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노력하는 것 등이다. 나아가 '검색'에 익숙해진 나머지 허약해진 사고를 깊이 있게 이끌기 위해,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신문이나 교양잡지를 읽는 것도 도움을 줄 것이다. 

돈 보스코의 예방교육 제안
 외국에서는 요즘 '디지털 디톡스detox여행'이 유행이다. '디톡스'란 말이 몸 안의 독소를 빼내는 것을 의미하니 디지털에 찌든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여행이겠다. 여행객들은 디지털 기기를 모두 반납하는 대신 숙박료를 할인받는다. 원하는 고전문학책도 제공받을 수 있다. 얄팍한 상혼이라고는 해도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런데 살레시오 남녀 수도회의 많은 프로그램은 온전히 '디지털 디톡스'를 해 준다. 일례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 중에 하는 국제청소년자원봉사단 활동을 들 수 있다.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떠나기 전 갖는 제일 큰 고민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쓸 수 없는데 어쩌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나라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하는 동안, 또 다른 세상의 또래들과 우정을 나누고 삶을 공유하는 사이, 디지털 중독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그동안 미처 눈을 들어 쳐다보지 않았던 밤하늘과 은하수에 감탄하며 느끼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도 치유에 한 몫을 한다. 무엇보다 복잡한 미디어 세상의 유혹에서 벗어나 순수한 정신으로 참여하는 거룩한 미사는 디지털기기보다 더 가치있고 충만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 다른 예는 '살레시오 여름캠프'에서 찾을 수 있다. 미디어중독 치료나 예방교육에서 권유하는 가장 좋은 '대체활동'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전국의 각 본당에서 모여온 청소년들은 디지털 기기와 단절된 대자연과 살레시안의 동반 안에서 기쁨에 가득 찬 2박 3일을 보낸다. 스마트폰 없이 지내면서 비로서 실감하는 '기쁨을 주는 인간 관계의 체험'은 모니터만 바라보며 살던 청소년들이 각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초대한다.
 자아정체성을 찾는 청소년기에는 인생의 그 어느 시기보다 온전한 기쁨 속에서 뛰어놀며 인격적 성장이 주는 즐거움을 경험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내적 성장의 길이 스마트폰이 야기하는 역기능을 ㅂ서어나게 하는 진정한열쇠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성장한 인격체는 행복한 삶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덜 중요한 것ㅇ르 포기할 줄 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엄청난 파급력으로 사고의 깊이, 감정의 깊이, 인간관계의 깊이가 사라져가고 있는 이때 "교육은 마음의 일입니다."라고 했던 돈 보스코의 말씀은 진정 예언적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과 마음으로 만나는 시간, 사소한 기쁨을 주고받는 시간이 늘어나야 할 것이다. 이러한 따뜻한 동반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에서 디지털 콘텐츠보다 더 중요한 게 뭔지 깨닫고 이를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