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가 넘쳐 나는 사회

 TV나 극장 광고를 비롯해 편의점 등의 전단 광고에 이르기까지 요즘 우리 주위에는 '에너지음료' 광고가 넘쳐 나고 있다. '피로를  싹' 날려 버리는 것은 기본이고 천하무적 같은 '힘'이 솟게 해 줄 것만 같은 고아고를 보면 한 번쯤 꼭 마셔야 할 명약 같다. 이런 심리의 반영인지 에너지음료 수요는 증가 추세이고, 시장 역시 확장되고 있다. 2011년에는 겨우 세 종류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아홉 종류가 판매되고 있으며, 학교 근처 상점에서는 "시험 기간이면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여러 종류의 '에너지음료'를 섞어 만들어 하늘을 날 듯 쌩쌩하게 해 준다는 일명 '붕붕주스'가 유행할 정도이다.

청소년들의 '에너지음료' 사랑(?), 그 이유는?

 '에너지음료' 한 캔(250ml)을 마시고 나면 졸음이 사라지면서 깨어나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바로 청소년들이 이 음료를 선택하는 이유다. 청소년들은 이 음료를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어야 하는 때, 즉 시험 기간에 많이 마신다. 꾸준히 공부해 온 우등생이든 발등에 불이 붙어 벼락치기를 하는 학생이든 적어도 시험 기간엔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는 게 관례 인 듯 여겨지는 또래문화 안에서 에너지음료는 시험 필수품이며, 막판에 성적을 좌우(?)할 비장의 무기로 여겨지고 있다.
 이른 아침에 등교해서 수업과 보충수업을 하고 늦은 밤까지 야자를 하는 것도 모자라, 개인적으로 더 공부하고 나서야 잠자리에 드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보통 대여섯 시간. 이와 같은 일과는 피로를 유발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피로는 나날이 쌓여만 간다.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학원 수업, 또는 밤늦게까지 인강(인터넷 강의)을 듣고자 억지로라도 깨어 있으려는 청소년들은 에너지음료에 습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비록 공부 때문이 아니더라도 재미난 책을 읽거나 게임 등을 하면서 늦게 자는 야행성 습관을 지닌 일부 청소년들 역시 '에너지음료' 애호가(?)이다. 잠을 좀 못 자도 든든한 '빽'인 에너지음료 한두 캔이면 다음 날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과도한 일과를 지켜보다 보면 각성효과 만점의 에너지음료를 찾는 그들의 절박함이 마음 한편으로 수긍이 간다.

오히려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에너지음료'

 청소년들 사이에 '피로 해결사'(?)로 불리는 '에너지음료'. 과연 이 제품의 진정한 '에너지원'은 무엇일까. 표시 성분만 따져 보면 음료가 기대고 있는 주에너지원은 단연 '카페인'이다.
 에너지 음료 한 캔(250ml)이 함유하고 있는 카페인은 최소 47mg에서 138mg. 청소년의 1일 카페인 권장량이 몸무게 1kg당 2.5mg(50kg이면 125mg, 70kg이면 175mg)임을 고려하면 이 음료는 한두 캔 만 마셔도 권장량을 초과하게 된다. 
 결국 에너지음료의 실체는 '고카페인을 주는 음료'이지 진정한 에너지를 주는 음료는 아닌 것이다. 카페인의 효능인 각성효과로 며칠 밤을 깨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카페인이 몸에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다음날, 또는 그다음날 쓸 것을 끌어다 쓰는 셈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체 리듬을 깨뜨리면서 며칠 밤을 깨어 있으면 몸은 그동안 끌어다 써서 고갈된 만큼을 보충하기 위해 다시 며칠간 방전상태에 가까워진다. 즉 그 기간엔 일상생활 조차 힘들어지는 것이다.
 '에너지음료'가 에너지를 보충해 줄 거라는 잘못된 인식과 더불어 시중에서 언제 어느 때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접근성은 이 음료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설상가상으로 카페인은 중독성과 내성이 있어 자주 마실수록 의존도는 점차 높아지기 마련이고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 점점 더 고함량의 것을 마시게 되어 종국에는 카페인 과다 섭취에 이르기 십상이다.
 성인보다 성장기 청소년들의 카페인 과다 섭취가 우려되는 이유는 더 큰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성장방해와 행동장애뿐만 아니라 뇌 활동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에너지음료'라는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이 우리 몸의 에너지 질서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올바로 알아야 하겠다.

진정한 에너지원을 찾아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치솟고 있는 '에너지음료'에 대한 인기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는지 엿보게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에너지음료'에 현혹되기보다 올바른 '에너지원'을 얻을 방법은 무엇일까.
 그 첫째는 무엇보다도 적절한 영양 섭취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손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혼합곡물(쌀, 발아 현미, 찹쌀, 흑미, 강낭콩, 호두 등)은 고카페인보다 집중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뛰어나고 지속적인 효과를 준다(식품영양학 국제학술지 '뉴트리션' 발표).
 둘째로는 꾸준하고 적당한 운동이다. 운동은 체력을 단련시켜 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집중력과 끈기를 갖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적당한 음식과 운동을 통해 생체리듬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에너지 보충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신체적인 요소 외에도 강력하고 중요한 에너지원이 있으니 바로 내적인 에너지원이다.
 음악이나 그림 감상, 긍정적이고 기쁨 마음 가짐, 더 나아가서는 굳건한 신앙이나 종교생활과 같은 영성적 바탕이야말로 마르지 않는 에너지원이 된다. 영적이고 정신적인 에너지는 외적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 된다.
 삶에서 만나는 시험이나 위기는 어떤 사람들을 망치게 한다. 하지만 돈 보스코는 신앙을 가진 이들 안에서는 이 위기조차 의심할 여지없이 큰 에너지를 일으킨다고 가르친다. 더불어 피곤해서 저항력이 약해진 청소년은 무엇보다 먼저 휴식을 취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투쟁을 시작하여 곤란을 극복할 힘을 얻으라고 가르친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서 방향을 제시해 줄 빛이 한 가닥도 없는 어두운 밤이 덮쳐도 그들을 굳건히 서게 해 주고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은 신앙임을 강조한다(「돈 보스코처럼 교육하시다
p.215~217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