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 낯설고 생소한 이 단어가 한때 포털사이트에서 청소년의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정치와 법에 관심을 두는 어른들이라면 모를까, 최신 유행이나 또래문화에 민감한 청소년들이
법률개정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부터가 생소한 현상이다.
그토록 뭇 청소년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아청법' 개정의 취지와 논란이 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 편집부 -


'아청법'이란?
 
 최근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2000년부터 시행되어온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아동도 보호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생겼다. 이러한 취지에서 위의 법명을 2012년 9월에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바꾼 것이 바로 '아청법'이다. 9월 공포 이후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이 법은 모호하다고 지적받은 몇몇 조항을 명확히 하고, 처벌은 더욱 강화시켜 지난해 12월 18일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올 6월로 예정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언론에서는 확대된 범위와 강화된 처벌의 '아청법' 개정안을 소개하느라 분주하다.

  아청법에 대해 조금 더!

 올해 6월부터 위에 언급한 개정안을 비롯해 아동 · 청소년의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수사할 수 있는 범죄)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수사 할 수 없는 범죄)가 전면 폐지되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 대상이 된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형량도 5년 이상 유기 징역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강화된다.

  아청법 제2조(정의)

 5.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 · 청소년 또는 아동 ·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 · 비디오물 · 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 ·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아청법 제8조(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 배포 등)

  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밑줄은 개정된 부분)


논란에 휩싸인 아청법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아음물)에 관한 규정과 처벌이 명문화되면서 일부 청소년들과 콘텐츠 개발자를 중심으로 아청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아청법 시행 이후 아동과 청소년을 성적인 소재로 이용한 모든 형태의 화상이나 영상매체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어느 수준까지가 아음물인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소지인지에 대한 법률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는 애니메이션(이하 '애니')이나 게임물 제작자의 경우, 대개 동안으로 표현되는 만화 주인공의 노출 또는 스킨십 수위가 조금만 높아져도 처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운다.

청소년들에게 아청법이란?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지금껏 즐겨 왔던 애니와 게임 등이 아청법의 처벌 대상이 되는지에 매우 민감하다. 애니와 게임의 캐릭터가 아동 · 청소년으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이다(2조 5항). 메신저를 통해서 또는 불법 다운로드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아음물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아음물임을 확인하면 바로 삭제해야 아청법 8조 2항의 '소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극 중의 여주인공이 17세 청소년인 영화 '타이타닉'의 경우 여주인공을 연기한 배우가 실제로 청소년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하게 알 수 있기에 성행위가 유추되는 장면이 있어도 아음물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만약 타이타닉을 만화로 그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설정된 나이가 17세이기에 만화에서는 바로 아음물에 해당된다. 이런 적용의 혼란 또는 이중성을 두고 청소년 사이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다.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을 금지하는 이유

 아청법 규정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는 차치해두고, 그 시행으로 인해 바뀌게 되는 미디어 환경을 보다 바르게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저명인사들이 미성년자 포르노 영상물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되어 망신을 당하는 것을 물론이고 법의 엄한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해외토픽을 통해서만 종종 보았는데,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체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밀러테스트에 따르면 작품 전체가 호색적인 욕구를 표현하고, 법으로 정한 성적 행위를 명백히 불쾌한 방식으로 묘사하며, 작품이 문화적 · 예술적 · 과학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지니지 못할 때 음란물로 규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에서, 음란물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지닌 저작물의 혜택을 베풀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을 내용으로 하는 음란물은 실제 등장하는 아동 · 청소년에 대한 성적 학대 및 착취를 용인할 수  없기에 무조건 금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포르노물을 이용하는 것 또한 그런 제작활동을 부추기기에 역시 처벌받아야 한다. 설령 글 또는 그림, 컴퓨터 그래픽 등의 수단을 이용하기에 현실 속의 아동 · 청소년 대상 성범죄 성향을 막아야 하기에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미디어활동의 예방교육
 
 오늘날 아이들의 손바닥에 놓인 매체(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가능성은 급격하게 확장되어, 음란물의 소지는 물론이고 그 제작과 유포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의 매체 활동에 대한 부모 세대의 간섭이나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 이미 우리 가운데 도래했다.
 성적 호기심이 큰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음란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정 부분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에 깊이 빠져들거나 탐닉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은 극도로 경계하고 피해야 한다. 삶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고 기쁜 인생의 자세를 배우고 익혀야 하는 귀중한 시기에 섣부르게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유혹에 빠져 허덕이며 허송하게 된다면,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겠다. 그리고 아동 · 청소년 음란물의 소지 유포, 더 나아가 어설프게 어른들을 흉내내어 제작하는 일 등은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됨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청법이 실행됨으로 인한 법적 처벌의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로운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장애가 될 음란물의 표피적인 유혹을 극복하고 성장의 에너지를 바람직하게 선용할 단호한 결심과 내적인 힘이 필요하다. "하는미께서 늘 너를 보고 계시며 함께하신다."라는 살레시오 전통의 단순한 가르침이야말로 아이들의 내적인 힘을 길러주며 위안이 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교육의 요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