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 어른 중에도 명품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분들 있잖아요. 저희도 그런 거죠.

 명품이라는 거 잘 몰랐는데 애들이 연예인들 옷이나 가방 상표를 줄줄 외더라고요. 첨엔 대화에 끼지도 못했어요. 글구 학교에 루*** 백팩 한정판에 지갑에 파우치까지 그냥 몇백을 들고 다니는 애도 있어요. 체육 시간에 몇 번 통째로 도난당한 적도 있는데 신고도 안 하고 다음 날 바로 그 상표 가방, 지갑, 파우치를 들고 와요. 완전 신 이죠! 걔만큼은 아니어도 저나 제 친구들도 명품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요. ^^ 뭐 짝퉁인 애들도 있지만, 요즘은 짝퉁인지 아닌지도 엄청 잘 구별하니까 진품은 가져야 폼 나죠. 엄마한테 사달라면 시끄러울 거 뻔하니까 대개 방학 때 열심히 알바해서 사요. 어른 중에도 명품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분들 있잖아요. 저희도 그래요. 글구 알바해서 명품 사는 거, 완전 착한 거에요.

 부모 : 명품 사겠다고 방학 때 아르바이트하겠다는 우리 아이, 어쩌죠?

 방학이 다가오면 부모 입장에서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게 한둘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방학 중에 부족한 과목에 좀 더 집중해서 실력을 좀 쌓았으면 하는데 아이는 방학 때 알바를 하겠다고 난리입니다. 알바비로 루*** 지갑을 사겠다는 겁니다. 일전에 친구들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며 자기도 그 명품지갑을 사달라고 조르길래 아이가 학교에서 기죽고 왕따당할까 싶어 가격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 70~100만 원 정도 하더군요! 아무리 요즘이라지만 고등학생들이 이런 지갑을 갖고 다닌다니!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방학 동안 한 달만 알바하면 살 수 있다며 알바를 해도 좋다는 부모님 동의서를 써달라며 막무가내입니다! 정말 자식 잘 못 키웠나 싶어 잠도 안 옵니다. 도대체 이를 어쩌죠?

Advice : '부모의 지지와 격려'가 자녀가 바라는 진정한 '명품'입니다.

 어른들에게나 있을 법한 '명품 중독'. 그러나 청소년의 명품 중독 역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그저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간단히 무시하면 안 됩니다. 또래 사이에서 명품을 가졌는지 아닌지에 따라 친구와 왕따가 결정되기도 하고, 브랜드에 따라 또는 진품이냐 가품이냐에 따라 레벨이 나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 사이에서 명품을 사기 위해 장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일부는 불법적이고 위험한 일에도 서슴지 않고 뛰어들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명품이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대개 "잘나 보이려고", "(돈)있어 보이려고", "쎄 보이려고"라고 합니다. 이는 주위로부터 주목받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명품 선호는 부모들의 잘못된 애정표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한두 달 아르바이트로는 살 수 없는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제법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명품을 얻는 통로는 대개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부모입니다. 보통은 맞벌이 가정으로 아이를 직접 돌볼 시간이 적은 부모들이 보상 심리로 아이들에게 명품을 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명품은 또래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아이는 영웅심리를 느끼고 심리적 보상을 받는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명품의 효과는 일시적입니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며 화목한 가정에서 이뤄지는 부모와의 교감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 희생하고 애정을 표현해 준다면 명품 따윈 필요 없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열 명의 좋은 스승보다 한 명의 좋은 부모가 아이를 긍정적이고 올바르게 키울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물질적으로 보상하기보다는 단 한 시간이라도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세요. '부모의 지지와 격려'가 자녀가 바라는 진정한 '명품'입니다.

- 정복희(상담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