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난 여드름을 가리려면 비비(BB크림)는 필수다.
안 바르는 애들은 자기 관리를 못 하는 거라고 한다.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으면 자기 눈이 너무 작아 보여 밖에 나가는 것조차 '쪽 팔린다'고 한다.
화장품 매장엔 아이들 전용 화장품들이 색색의 용기에 담겨 아이들을 유혹한다.
이런 현실에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난감하다.
'청소년 화장', 이대로 지켜봐도 정말 괜찮을 걸까?


- 편집부

 
자녀 : 화장한다고 공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된다는 거죠?

 요즘엔 안 하는 애들이 되려 이상한 애 취급당하고 그래요. 초딩들도 다 하는 세상인데. 그래도 우리(중딩 이상)는 티 나게 진한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구, 화장품도 우리 또래가 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저자극성으로요.

 부모 : 또래 문화는 인정하지만 뭔가...

 학교 2학년 때부터인가? 화장품을 사 달라고 조르더라구요. 처음엔 안 된다고 단호하게 혼냈더니 저 보고 시대에 뒤떨어진 엄마라고 하데요. 요즘 엄마들은 도리어 자식 얼굴 상하지 않는 걸로 골라 주기도 한다면서. 안 사주면 자기 용돈이라도 모아 산다길래 도대체 요즘 아이들이 어떤지 알아봤어요.
아이 말대로 과거에 비하자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화장을 하고 다니더군요. 더 놀라운 건 화장을 하는 아이들 중엔 소위 '까진 반항아'가 아닌 제 딸처럼 평범하게 학교 생활 잘하는 아이들도 많더라구요. 그때부턴 무조건 막는 게 상책은 아니겠다 싶어 화장에 대해 별다른 제재는 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침마다 밥은 안 먹고 거울 앞에서 시간 보내는 애를 보면 속이 터져요.

Advice : 올바른 화장법 알려 주며 대화의 실마리를...

 요즘 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겪는 갈등의 대부분의 바로 '외모 문제'일 것입니다. 등교 시간마다 한두 시간씩 거울과 씨름을 하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부모와, 남들 다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아이와의 갈등은 그리 대수로운 풍경이 아닙니다.
 TV만 틀면 멋지게 화장한 자기 또래의 아이돌 스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걸 보고 자란 아이들은 그들을 우상화하고 또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합니다. 동경하는 대상을 따라 하는 건 인간이 지닌 보편적 심리이기에, 화장을 하고 그들과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충분히 자연스럽다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소속감을 중시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상 또래 집단의 유행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요.
 그렇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화장하지 않고 꾸미지 않아도 빛이 나는 아이들이 독한 화장품에 물드는 게 안타까워 잔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 못하는 부모 눈을 피해 더 좋지 않은 방식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지요. 하지만 설득이란 이렇듯 일방적인 강압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입장과 요구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한 후 납득할 만한 언어로 대화를 시도하다 보면 아이 역시 부모에게 마음을 열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예컨대, 아이에게 클렌징크림을 사다 주며, "화장은 지우는 게 더 중요한 거래. 엄마가 가르쳐 줄까?"라는 식으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보세요. 사소한 일이지만 아이로선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의 마음에 신뢰를 쌓고 나면 하나둘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화장법을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평상시 등교 할 때와 휴일 날 친구들을 만날 때 그리고 가족 모임에 참석할 때와 같은, 상황과 장소에 알맞는 화장법을 알려 주는 겁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따뜻한 지지와 격려를 해 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으면 좋겠어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아이는 부모의 우려가 전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란걸 알게 됩니다.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깊이 깨달은 아이는 저절로 건강한 자의식을 키우지요, 과조하게 남을 따라 하기보단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내면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그 어떤 화장술로도 이길 수 없습니다. 이 진리를 아이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다면 '화장'에 대한 문제 역시 자연스레 해결도리 수 있을 것입니다.

김안나(상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