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녀생정' 따라 할 만 한가요?

 

  한창 꾸미며 예뻐 보이고 싶은 중학교 2학년 딸!
‘훈훈한 여자’로 거듭나고 싶은 딸아이에게 ‘훈녀생정’ 블로그의 꼬드김이 걱정스럽기만 한데…
 -편집부-

 

 

 부모 : 꾸미고 싶은 것은 알겠는데...!

 

  아니, 훈녀생정이 대체 뭔데 그래요? 중학생이 되고부터 아이가 미용에 관심을 많이두기는 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동영상을 보거나 블로그에 들어가 이것저것 열심히 보더라고요. 몰래 화장품을 사 와서 바르다가 저한테 몇 번 혼나기는 했었는데, 며칠 전엔 아예 제게 무엇이 필요한지 당당히 요구하더라고요. “이게 뭐냐”고 물으니 훈녀생정을 통해 얻은 자료들이라면서 거기서 알려 준 대로 옷도 입고 화장도 해서 본인도 훈녀가 되겠대요. 아이가 말한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내가 모르는 참신한 내용도 있으나, 대부분 근거도 없는 허접스러운 이야기에 상품 광고나 하는 것 같은 내용이더라고요. 이런 것을 매뉴얼이나 교과서처럼 여기고 따라 하려는 아이가 걱정스럽습니다.

 

 

 자녀 : 훈녀가 될 거예요!

 

  친구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고 꾸밀 줄 모르는 애보다 공부는 조금 못해도 잘 꾸밀 줄 아는 애가 인기가 많아요. 남학생들이 게임 이야기로 친해진다면 여학생들은 생정의 이야기를 나누거나 연예인 이야기로 친해지잖아요. 친구들의 대화에 끼려면 저도 훈녀생정 블로그나 동영상 보면서 공부해야 하죠. 그리고 실제로 훈녀생정 블로그에서 배운 대로 화장도 조금 하고 옷도 예쁘게 입어 보고, 다이어트도 하고, 콧대도 높이고 쌍꺼풀도 만들려고 쌍꺼풀액도 쓰고 있어요. 훈녀생정이 얼마나 유용한데요! 그런데 저희 엄마는 이상한 것 좀 그만 보고, 따라 하지 말라고 구박만 하세요.

 

 

 Advice : 맹종이 아니라 적절히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혹시, 예전 미용실의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미용실 거울 앞 의자에 같은 가운을 입고 비슷한 모양의 머리를 한 엄마들이 앉아 “이 얘기 들었어?” 혹은 “A사 화장품을 쓰고 나니까 피부가 좋아졌대!” 하는 모습을요. 그 당시 미용실은 어머니들의사랑방이자 정보 공유의 장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훈훈한 여자가 되기 위한, 혹은 훈훈한 여자들을 위한 생활정보’의 줄임말인 ‘훈녀생정’은 보기 좋고 아름다운 외모를 얻기 위한 아이들 나름의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 시절의 미용실 역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할 것입니다. 단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정보의 교환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좀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훈녀생정’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외모 꾸미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나 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올린 메이크업 방법부터 훈녀들이 가지고 다녀야 할 필수품, 쌍꺼풀 만드는 법, 콧대가 높아지는 법 등 예뻐지고 싶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올리는 것이라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많습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많을수록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고, 방문자가 많으면 광고를 통한 이익도 얻을 수 있기에 흥미 위주라든지 근거를 찾기 힘든 정보들을 수집해 올리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자녀가 성장하며 외모에 대한 관심을 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시각을 담당하는 대뇌영역이 자라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겼는지, 나는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사춘기의 심리 변화와 함께 신체 변화를 겪으며, 타인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자녀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다가오고, 화장이나 다이어트를 통해 외모의 만족도를 높이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훈녀생정 블로그’는 외모를 꾸미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매체로 작용합니다.


  요즘 청소년 연예인이 광고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고, 청소년을 겨냥해 화장품을 내놓는 회사들도 많아졌습니다. ‘훈녀생정’을 보는 자녀를 무조건 다그치기 보다 자녀와 함께 화장품에 들어있는 성분을 알아보고, 올바르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같이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또한, 의상도 블로그 등에서 제시하는 것은 단지 참고로 삼고, 본인의 체형과 분위기에 맞는 옷을 고르고 자기만의 ‘훈녀’ 스타일을 가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