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 어떻게 하면 친해질까요?'

 

사춘기 딸과 친해지고 싶은 아빠,
갑자기 다가오는 아빠가 어색한 딸.
아빠와 딸이 소통하는 방법은?
-편집부-

 

 

 아빠 : 딸이랑 친해지고 싶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지쳐 아이를 만날 시간이 적다는 걸 저도 압니다. 딸아이에게 관심을 보이며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지,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물으면 아이는 그것밖에 물을 것이 없느냐며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또 이야기가 길다고 뭐라 니…. 사실 아이에 관해 아는 얘기가 거의 없으니 막상 물어볼 것도 별로 없긴 합니다. 부부 간에도 서로 바쁘니 대화가 많지 않고…. 제가 회사에서 늦기 일쑤인데다 설혹 집에 있는 시간에도 딸아이는 학원에 가고…. 아이를 만날 시간이 적으니 대화할 시간은 더욱 없습니다. 아이가 그나마 엄마하고는 시시콜콜 대화를 잘 나누는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 아이와 친해질 수 있겠습니까?

 

 

 딸 : 아빠는 어색해요!

 

아빠요? 완전히 어색하죠. 만나는 시간도 적고요. 얼굴 보면 갑자기 생뚱맞게 “요즘 어떠냐? 잘하고 있어?” 라고 물으셔요. 왜 뜬금없이 안
부를 물으시는 걸까요? 아빠는 저랑 할 얘기가 별로 없으신가 봐요. 어렸을 때 아빠랑 놀고 싶어 아빠를 조르면, 바쁘고 피곤하다며 아빠
빼고 놀게 하시고는 인제 와서 왜 그렇게 관심을 두는지 이해가 안 돼요. 엄마랑은 전부터 많은 얘기를 하고 대화가 통하는데 아빠는 제 친
구 관계나 고민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공부만 강요하는 것 같아 답답해요. 아빠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학교에서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 같아요. 아빠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아시기는 할까요? 정말 아빠는 어렵고 힘들어요.

 

 

 Advice :  문제 해결 중심의 대화보단 관계 중심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는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여유가 생겨 가정을 둘러보니, 어느새 훌쩍 커 버린 자녀…. 어쩌다 “요즘 잘 지내니? 성적은 어때?”라고 묻지만 자녀는 ‘갑자기 왜 저래?’ 하는 표정과 함께 짜증스런 말투로 ‘왜요?’라고 답하지요. 아이가 사춘기라 그렇다고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엄마와는 그나마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꼭 사춘기 때문만
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자녀, 특히 아버지와 딸의 갈등은 대화로 해결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서로의 대화 방법이 다르고 해결하는 방법 또한 다르기에 서로 상처 받기 쉽습니다. 딸의 경우 소소한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반면, 아버지는 ‘공부 좀 해라.’ 식의 지시형 대화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학습이나 친구 문제를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딸은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 준 뒤, 해결책을 제시해 주길 원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주로 문제 해결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이는 딸에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대화가 어렵습니다.


 부모 · 자녀 간에 소통이 되려면, 부부간의 소통이 우선해야 합니다. 부부가 소통이 잘 되고 관계가 원만할 때, 자녀의 문제 해결도 쉽습니다. 엄마를 통해 자녀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도 하나의 소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빠가 딸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세심한 관심의 표현은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지 모릅니다. 아이가 흘리듯 이야기한 것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저번에 싸웠던 친구랑은 요즘은 어때?” 혹은 예전의 일을 상기하며 “너도 아빠 때문에 고생 많았다. 그땐 아빠도 잘 몰랐지! 고맙고 미안하다.” 등 항상 아이에게 관심이 있음을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관계 회복의 첫 단계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어느 순간 딸이 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결책은 아이 본인도 알고 있으나 답답한 마음을 터놓고 싶고, 자신의 행동과 감정에 동의받고 싶어 하는 것이니 적당한 호응과 함께 경청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아이 입장을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아버지학교’가 제시하는 해법은 경청할 만합니다. 아버지학교를 수강하고 이제는 봉사자로 활동하는 이기세 형제는 아버지학교가 수강생들이 수강자의 아버지를 시작으로 부부,자녀, 가정 안의 갈등을 얘기하고 나누며 문제 해결을 찾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빠의 노력으로 관계가 순식간에 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모여 정서적인 교감을 이루는 부녀 관계가 형성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