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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중요성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였다. 백 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자연적인 것이라기보다 인간이 살아가는 한 생애를 의미한다. 교육이란 인간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행위 또는 그 과정으로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며 수단이다. 특별히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청소년들의 인생을 생각했을 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끼와 재능을 찾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이 앞장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교육의 현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바라보자. 꿈과 재능을 펼칠 기회도 없이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청소년들을 볼 때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제 갈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중 86%가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한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열다섯 살~스물네 살에 해당하는 학생의 일일 학습시간이 약 8시간으로 OECD 국가보다 3시간 정도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 거의 혹사 수준으로 공부만 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교육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만 실제로 개혁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무엇 때문에 학업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의 입시위주의 교육이다. 학교에서는 오로지 대학 입학을 위한 내신성적관리와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순간부터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가정들도 있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꿈과 정서적 함양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은 없다.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사회적 인지도가 올라가고,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성공하는 삶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에 시달려야 한다. 교육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찾기보다는 물질적 보상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돈과 명예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하는 이 시대, 청소년들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가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또한 주입식 교육 역시도 우리나라 교육의 한계이다. 교사가 진행하는 일방적인 수업 방식 때문에 학생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할 겨를이 없다. 건전한 비판과 주관적인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고 무조건 다른 사람의 주장과 학설을 따라가는 것은 결국 사고가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하다’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로 ‘educare’인데, 이는 ‘밖으로’라는 의미인 ‘ex’와 ‘끌어내다’라는 의미의 ‘ducere’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교육의 참된 의미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천품과 개성을 밖으로 끄집어낸다는 뜻이며, 또한 그 가능성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최대한 표출시키도록 돕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입시위주와 주입식 교육 속에서 청소년들은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그들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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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끼를 키우는 수업 현장을 찾아서

 

양천구 소재 신월중학교 1학년 전교생이 모여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한 특별한 수업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서울 신월동에 있는 살레시오미래교육원을 찾았다. 조희준 수사의 목공 수업에 학생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제가 들고 있는 나뭇조각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는 사람?” 그러자 한 학생이 “합판이요.”라고 대답한다. 정답에 모두가 그 학생에게 박수를 쳐 준다. 이어지는 조 수사의 설명에 아이들이 귀 기울인다. “합판은 아홉 겹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얇은 나무판을 얼기설기 붙여서 만든 것이어서 웬만하면 부러지지 않지요.” 다소 미심쩍은 표정을 짓던 아이들 중 하나가 합판 위에 올라갔지만 끄떡없다. 그제야 너도나도 합판 위로 올라가 본다. 조 수사가 “이건 절단기에요. 그럼 이 합판을 절단기로 잘라 볼게요.” 그의 능숙한 솜씨에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 간단한 핸드폰 거치대를 만드는 법을 알려 주고 학생들이 직접 실톱을 이용하여 나무를 자른다. 처음 해 보는 톱질이라서 서툰 부분이 있지만 열심히 체험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그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우리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하여’라는 인성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강당이다. 서로를 알아 감으로써 이해한다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강훈 신부의 능숙한 진행에 참가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외에도 도예와 3D 프린팅,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직업 체험 및 인성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는 기존 학교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워 주기 위해 일선 중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발맞춰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다.

 

 

 

자유학기제란

 

교육부는 2013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를 참조로 한 자유학기제를 몇몇 시범학교를 통해 단계적으로 시행하였고 올해부터 전면시행을 한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 ·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 탐색 활동, 주제 선택 활동, 예술 및 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중요한 목표는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바리스타, 제과제빵, 목공, 도예, 3D 프린팅 체험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나 동아리 활동 등 경험 중심의 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처럼 자유학기제는 청소년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이론이 아닌 체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기성찰과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학기제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개선하는데 기준점이 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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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위한 참교육을 꿈꾸며

 

학교를 의미하는 school은 라틴어 ‘schola’에서 나왔는데 흥미롭게도 이 단어의 원래 뜻은 ‘일하는 도중에 얻게 되는 배움의 여유’이다. 애초부터 학교는 노는 곳이었다. 논다고 해서 의미 없이 유흥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하고 생각을 나누며 지식을 쌓는 것이다. 일터에서 잠시 벗어나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삶의 지혜를 얻고 사고의 폭을 넓힘으로써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를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를 얻었다.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미 고대부터 보여 주었던 학교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입시 위주와 주입식 교육이 중심인 우리나라 교육을 생각할 때 자유학기제의 취지는 우리나라 교육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이다.

 

한편으로 고착화된 교육 환경에 익숙해진 터라 시행착오도 있고 부작용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살레시오미래교육원에서 만난 신월중학교 1학년 학생부장이자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의 말에 따르면 학교마다 자유학기제 시행 시간표가 다르고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뿐더러 교육 인적 자원 및 역량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취지는 좋으나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봤을 때 그 취지를 따라가기엔 너무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수많은 학교가 찾아올 경우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유관기관이 학생들의 체험학습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사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정책에 맞춰서 성급하게 일을 진행하려 하기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과의 대화와 협조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면 훗날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진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월중학교 학생부장의 말은 일선교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자유학기제가 바라는 학교의 진정한 모습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미래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꿈을 키울 있도록 기술교육을 전수해 주고, 그들이 인간관계를 증진시키도록 동료들과 친교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대학에 가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유학기제가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 꿈을 잃은 길거리 청소년에게 희망을 보여 주신 돈보스코의 마음과 교육방식이 이 시대의 모범이 되듯, 자유학기제를 통해 그 모범이 실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