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좀 해라!

   어려웠던 시절에도 도전하며 많은 것을 이루어 냈다는 부모와 그 시절보다 모든 것이 힘들어졌다는 자녀...
   서로 이해하기 위한 해결 방안은?
  
     - 편집부 -



 
자녀 : 눈치 보는 취준생 끝내고 싶어요

졸업학기는 이미 지났지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졸업 유예를 하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주변 친구들은 이미 본인의 앞길을 찾아 나가는데 저만 뒤쳐진 것 같아 불안해요.
저도 친구들 못지않게 나름대로 스펙을 쌓았는데 이력서를 내면 서류전형부터 떨어집니다. 인터넷 취업 카페에 들어가 보면 저보다 스펙 좋은 사람들도 서류전형에서 줄줄이 낙방하더라고요.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저보다 스펙이 그저 그랬던 친구가 취업에 성공하기도 해요. 대체 기업들은 어떤 사람을 뽑는 걸까요?
진짜 저도 취업하고 싶어요. 취업해서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싶고, 제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합니다. 부모님도 취업 못하는 제가 많이 답답하신 듯 왜 취업을 '안'하느냐고 물으시는데 저는 '못'하는 거라고 말씀드려도 이해하지 못하세요.
"취직도 못하고...쯧쯧",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집에 있어도 눈치 보이고,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가면 그것도 서글프고요. 요즘엔 그냥 우울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부모 : 나잇값도 못하는 유약한 아이가 답답합니다.

아이를 보면 솔직히 많이 답답하고 안쓰럽죠. 뭐가 부족해서 저렇게 취업이 안 될까 싶기도 하고요.
사실 대학 졸업하면 우리 때처럼 당연히 취업이 되는 줄 알았고, 우리 아이 전도면 대기업에서 모셔갈 줄 알았어요. 학점도 좋고 영어 성적도 좋고 스펙을 쌓아야 한다면서 여기저기 다니며 활동도 하고요.
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취업이 힘들다 해도 남들 다 하는 게 취업인데 왜 우리 아이만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모르겠네요. 여기저기서 자녀들이 어디에 취업했다고, 댁의 자녀는 잘 지내냐는 질문에 웃기만 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집에 와서 아이에게 어서 취업하라고 혼을 내고는 후회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나잇값도 못하고 징징대기만 하는 것 같아 종종 벌컥 화를 내기도 합니다. 우리 때처럼 먹고살기 힘들고 아무것도 없던 시대라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힘들까 봐 뭐든지 다 해 주는 것에 버릇이 들어 그런지 유약하게 자란 것 같아 갑갑합니다.

Advice : 일상의 소통을 통한 감정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썩 잘해 부모의 자랑이던 자녀가 정작 대학을 마치면서 부모의 우환덩어리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름대로 스펙을 쌓아 여러 회사에 지원해도 자꾸만 탈락하는 본인에게 실망하고 답답해하는 자녀를 보며, 모든 측면에서 부모 시절에 비해 넉넉한 상황에서 자란 자녀에게 행여 절박함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려웠던 시절,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있겠냐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던 부모는 부족한 것 없이 자라 '도전 정신'과 '악바리 정신'이 없는 자녀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자녀는 취업을 위해 본인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모르고 하시는 말씀 같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기업에서 구직자들에게 요구하는 스펙이 많아지고, 선발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경쟁은 더욱 심화되어 자녀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당합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부모 역할이 큰 것처럼, 특히 취업에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예전과 달리 사이트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저장해 두고 손쉽게 지원을 할 수 있는 만큼, 자녀가 겪어야 할 탈락의 경험도 많아집니다. 또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주변 사람들이 취업에 성공하고 진로를 잡아 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박탈감은 상당합니다. 자녀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과 상대적 박탈감을 충분히 공감해 주고,  자녀 그대로의 모습을 지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에 '함꼐하기'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꼭 일정한 날, 정해진 시간에 할 필요 없이 간단한 일상 나누기를 통해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며 소통하는 것입니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서 차를 같이 마시는 등 일상에서 주는 안정감과 그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자녀에게는 힘이 되고 의지가 될 것입니다. 자녀의 이야기가 가끔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투정 같아 보이고, 세상물정 모르는 것처럼 비쳐져도 그 자체를 들어줌으로써 자녀는 부모와 소통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많은 말보다 "그렇게 힘든 것은 네 탓이 아니야."라는 작은 공감의 말 한마디가 자녀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자녀 또한 이런 가정적 지지를 통해 자신이 어려움 없이 성장하며 누린 많은 것들이 부모가 맨손으로 이룩한 성취이고 땀의 축복임을 재발견하고, 자세를 여미며 다시 용기를 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