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말하기 싫어요

   집에 오면 종일 있었던 일을 신이 나게 늘어놓던 아이가
   언제부턴가 부쩍 과묵해지기 시작했다.
   엄마를 피해 공연히 스마트폰을 만지작대거나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아이.
   왜 아이는 엄마에게 말하는 걸 싫어하게 되었을까?

   
   편집부



 
자녀 : 말해 봤자 좋은 소리 못 들어요.

일단 엄마한테 별로 할 말이 없어요. 궁금한 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면 되고, 필요한 건 용돈 모
아서 제가 사면 되고, 또 먹고 싶은 건 친구들이랑 나가서 먹으면 되니까요. 괜히 말했다가는 쓸데없이 돈 쓴다고 혼날까 봐 굳이 먼저 얘기를 꺼내진 않아요.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화장품이나 제가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말하면,
처음엔 좀 들어주시다가 공부나 더 열심히 하라고 해요. 또 장래희망 같은 걸 말해도 결국에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재미가 없어요. 엄
마랑은 어떤 얘기를 해도 공부로 끝나는 거 같아요.



 부모 : 왜 말을 하지 않는지 너무 답답해요.

어렸을 땐 틈만 나면 저에게 쪼르르 달려와서 온종일 있었던 일을 붇지 않아도 쉴 새 없이 얘기했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통 말이 없어졌어요.
제 아이는 평소 친구들과도 활발하게 잘 지내는 편이에요. 밖에서는 재잘대며 말도 잘하는 것 같은데 집에서는 무뚝뚝한 로봇으로 변해버려요. 아이와 대화 좀 해보려고“ 오늘 학교에선 어땠어?”,“공부는 힘들지 않아?”, “어디 가는 거야?”등 몇 번을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몰라.”혹은 “알겠어요.”같이 짤막한 말뿐이에요.
게다가 제 말은 듣지도 않고서 대답만 대충 해버리고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어요. 또 가끔은 대답도
안 하고는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도 해요. 살갑기만 했던 제 아이가 왜 갑자기 변한 걸까요? 정말 걱정이에요.


Advice : 현실적인 문제에 앞서 자녀의 입장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와 점점 대화하
지 않으려 하고, 그런 자녀를 보며 귀엽기만 했던 어렸을 때와 달리 자꾸 거리감을 느낀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자녀가 당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한다는 엄마들의 고민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고요. 자녀는 엄마의 간섭을 귀찮아하고,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말인데도 자꾸 잔소리로 들린다고만 합니다. 한창 예민할 때인 자녀를 이해해보려고도 했지만 얼음처럼 냉랭해진 자녀의 태도에 엄마는 속상하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부분 ‘대화가 안 돼서’라고 합니다. 예를들어,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가 영어 시간에 새로오신 파란 눈의 외국인 선생님에 대해 말을 꺼냈습니다. 이에 엄마는 외국인 선생님이 발음은 좋은지, 가르치는 실력은 훌륭한지 등 자녀의 영어 학습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를 파악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자녀가 오늘 영어 숙제는 다 했는지가 궁금해지고 금세 화제는 공부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마 자녀를 좋은 길로 이끌고 성공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부모의
책임감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을 테지만, 자녀는 낯설고 신기했던 자신의 감정을 엄마에게 마음껏 표현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낍니다.
 말을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부모가 ‘일방적인’ 해결책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다는 자녀의 얘기를 들은 부모는 앞을 똑바로 보지 않고 뛰어다닌다고 자녀를 질책하고, 좀 더 조심해서 놀라고 당부합니다. 감정이 예민한 사춘기 자녀는 다쳐서 속상하고 놀란 마음을 이해해 주기보다는 ‘나를 혼내는 엄마’로 생각하기 쉽고, 따라서 부모와 대화하려는 의지를 점차 잃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녀가 대화하고 싶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먼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존중 그리고 부모의 생각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려는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자녀와 소통하기 위한 첫 번째 자세는 ‘경청’하는 것입니다. 자녀의 말을 경청하며 관심을 기울여 줄 때,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수용해 준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야기를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녀의 대화 의지를 북돋아 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감정 읽기와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음성이나 문자와 동시에 몸짓, 손짓, 표정, 시선, 자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말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기분과 욕구를 알아차려 주고 공감을 통해 마음을 읽어 줄 때 자녀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러면 자연 부모와 함께 자기 생각과 고민을 나누려고 할 것 입니다. 자녀의 여러 가지 소소한 사항에 대해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과 감정을 이해해 주는 ‘작은 공감’은 자녀와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