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움직이길 싫어하는 아이들...
 
그 모습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나는 부모,
공부만으로도 지치니 제발 그냥 놔달라는 아이.
청소년기의 일시적인 현상이라 치부하고 그냥 넘어가야 할까?

                                                                                   - 편집부

 
자녀 : 학교, 학원 오가는 것만도 피곤하니 제발 내버려 두세요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듣는 한결같은 잔소리, "공부하기 뭐 하면 제발 몸이라도 좀 움직여라. 산책이라도 하고 나면 정신이 들지 않겠니? 방이 그게 뭐니? 정리 좀하고 살아라..." 정말 지겨워요. 학교 공부도 빡빡한데 학원 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정말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대입 생각을 하면 엄청 스트레스 받아요. 그런데 어쩌죠? 마음은 초조한데 공부는 커녕 자거나 게임으로 스트레스 풀고 싶은 생각만드니. 특히 주말이나 일요일이 되면 엄마의 잔소리, 장난이 아니에요. 게다가 "아무개는 공부라도 잘하지만..." 하며 잘 나가는 친구랑 슬며시 비교할 때면 왕짜증나요. 제발 그냥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네요!

 부모 : 대접만 받는 상전 중의 상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려서는 태권도도 하고 악기도 배워 여러모로 활동적인 아이였어요. 헌데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차츰 차츰 변하더니 이제 집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 않으려 해요. 학교도 걸어서 15분 남짓한 거리인데 꼭 버스를 타고 가죠. 오랜만에 온 가족이 여행을 가도 땀나는 게 싫다고 걷는 건 질색이고, 콘도에서 텔레비전 보거나 인터넷만 하려 해 충돌이 일어난 적도 몇 번이에요. 밤늦게 집에 오면 방에 틀어박혀 뭘 하는지... 궁금해 들여다보면 자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네요. 불퉁거리며 "공부만 하려 해도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 할 때면 '그래, 한창 뛰놀아야 할 나이인데' 하는 생각에 안쓰러우면서도, '저렇게 만든 게 내 탓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문득 들어 우울해지곤 합니다. '상전 중의 상전'을 모시고 살려니 정말 속 터집니다.

Advice : 몸을 움직이며 하는 소소한 일, 심신을 건강하게 합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나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좋은 대학 입학'을 전제로 한 '성적'이어서 그럴까요? '머리'를 쓰는 공부만 알게 모르게 강조하다 보니 도대체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적이 좋건 나쁘건 좋은 대학에 들어가건 못 들어가건 운동과 차츰 담을 쌓고, 소소한 집안일을 돕거나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경험 없이 성인이 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가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뛰놀거나 엄마 심부름을 하고 아버지의 구두를 닦으며 칭찬받던 일도 이젠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현실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침대 생활을 하다 보니 이불 갤 줄 모르고, 집안 청소나 설거지는 당연히 엄마의 일이려니 생각해 비질이나 행주 짜는 법도 모르거니와, 과일ㅇ르 제대로 깎을 줄 모르는 젊은이도 상당수라고 하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손발을 직접 움직여 부모나 주변인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경험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매우 소중한 체험이 됩니다. 무엇보다 동기 부여가 중요하겠씁니다. 야단을 치거나 짜증을 내며 강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주말이나 주일, 여유로운 시간에 함께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혹은 가벼운 간식거리를 준비한 후, "요즘 공부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며 아이의 힘든 처지를 깊이 공감하며 대화하는 게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되겠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의 얘기를 인내롭게 들어주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온 가족이 함꼐 있는 기회를 이용하여 사소한 집안일을 도와주도록 요청합니다. 예를 들면, 식탁에 수저 놓는 일,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는 일, 화초에 물 주는 일 등을 함께한 후, "도와줘서 고맙다."고 진심어린 칭찬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이가 바로 '아버지'입니다. 바깥일로 피곤하겠지만, 가족의 대소사를 함꼐 나눈다는 마음으로 엄마와 보조를 맞추며 아이를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쉬는 날 빠래를 개는 아빠, 청소를 하는 아빠, 화초에 물을 주는 아빠의 모습은 아이에게 몸으로 보여 주는 산교육이 될 것입니다. 평일엔 배드민턴이나 산책 등 집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함께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한편 가족 여행을 갈 때에도 부모가 일정이나 행선지를 일방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여행지 선정과 주변 탐방지를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 정하면 더 이상 아이는 여행의 방관자가 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이제 학교에서도 공부뿐 아니라 몸으로 하는 '생활 교육'을 가르쳐야 한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자란 아이들은 어디를 가거나 제 몫을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해야 할 일을 스스럼 없이 할 줄 아는 젊은이의 모습은 아릅답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 진정 중요한 것, 몸을 움직여 땀 흘리며 소소한 일을 성취하는 데서 출발함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상담교사 김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