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부모에게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겠지만, 
부모의 간섭이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아이들.
이 같은 갈등... 그 현상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짚어 본다.

- 편집부

 
자녀 : 부모 동의서는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방학 중에 알바(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용돈 좀 벌어야겠다고 맘 먹고 알아봤더니 집 근처 편의점에서 주말 알바를 구한다고 하더군요. 집에서도 가깝고 주말에 만 하는 거라 학업에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아 지원했더니 부모 동의서를 얻어 오래요.
당연히 말 안했죠! 엄마한테 용돈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학생이 돈 쓸 데가 어디 있냐고 면박부터 주는데, 알바까지 허락해 주시겠어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쓸데 없는 짓 한다"고 할 거 뻔한데. 저도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거 사 먹고 싶고 예쁜 옷도 사 입고 십다구요! 맨날 얻어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짱나요 진짜.
도대체 부모 동의서는 왜 받아오라고 하는 거죠?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부모 : 어떻게 엄마한테 말도 안하고 알바를 할 수가 있죠?

 저희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를 해 와서 웬만한 일은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도록 가르쳤어요.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큰 말썽 없이 자라고, 교우 관계도 원만하며, 성적도 중간 이상이라 감사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주말마다 저녁에 어딘가를 다녀오는 눈치더라구요. 뭘하고 다니는 거냐고 물었더니 친구들 만나서 놀았대요. 워낙 친구들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처음엔 그런가 보다고 여겼는데 이게 반복이 되는 거예요. 나쁜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게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되어서 캐물었더니 알바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간 저한테 말도 안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해 왔던 거예요. 기가 막혀서 크게 혼을 냈더니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되려 따지고 들더라고요. 스스로 용돈 벌이를 한 건데 뭐가 잘못이냐고요. 알바 자체를 문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엄마한테 말도 안 하고 그랬다는 게 정말 괘씸하네요.

Advice : 아르바이트는 부모님의 동의하에!

 부모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 드릴께요.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소년이 어느날 배달을 가 보니 자기집이더랍니다. 배달은 해야 되는데 들켜서는 안 되겠고, 고민 끝에 헬멧을 눌러 쓰고 집 앞까지 갔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른 후, 문을 열고 "피자 왔습니다!" 했답니다. 들키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에 골몰한 나머지 초인종을 눌러야 될 걸 제집 드나들던 습관대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겠지요. 듣는 사람이야 한바탕 크게 웃고 말 우스갯소리지만 부모님의 심정이야 오죽했겠어요. 아르바이트 허락도 안 받은 아이가 위험한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를 누볐을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겠지요.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목적을 알고 있는지, 그 목적이 타당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정의 보호를 받아야 할 단게에 있는 청소년은, 경제 활동을 하기보다는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며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가정 형편상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아이들일지라도 부모의 승인이 필요한 건 바로 이 때문이지요. 하물며 고가의 물건 구입이나 과소비 등 도가 지나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경우라면 숙고해 봐야 합니다. 가령,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새 휴대폰을 사겠다고 한다면 새 휴대폰이 왜 필요한지를 스스로 질문해 보도록 해 주세요. 좋은 물건을 갖는 것이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인지, 다수가 지닌 물건이라고 해서 나 역시 그것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제시한다면 아이의 판단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타당하다면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 지장이 되지 않고 규칙적으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안전한 일인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인권 침해나 노동 착취의 우려는 없는지 등을 따져 봐야 합니다. 오랜 시간 일을 하거나 신상에 해가 될 수 있는 일,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술 담배를 가까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금지시키고 그 이유를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최근 PC방에서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입니다.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의 사용 역시 부모와 상의한 후에 그 용도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벌어들인 수입이라지만 그것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악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대화로써 자녀를 납득시키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이끈다면 자녀도 부모의 개입이 반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른 경제 활동을 위한 가르침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가는 과정은 아르바이트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사회적 경험보다 훨씬 값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바람직한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최벨라뎃다(상담교사)